뷰티 카테고리에서 온라인 매출을 두 자릿수로 올리는 게 가능할까. 오프라인 매장 1,400개를 운영하는 Ulta Beauty가 2026년 실적에서 그걸 해냈다. 비결은 AI 개인화다.
PYMNTS 보도에 따르면, Ulta Beauty는 AI 기반 개인화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 뒤 이커머스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매장 수를 늘린 게 아니다. 디지털 경험을 뜯어고친 결과다. MD로서 이 숫자가 왜 의미 있는지,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뜯어봤다.
문제: 뷰티 이커머스는 원래 어렵다
뷰티 카테고리는 온라인 전환이 가장 까다로운 영역 중 하나다. 이유는 명확하다.
- 색상을 화면으로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 피부 타입에 따라 같은 제품도 결과가 다르다
- 테스터 없이 신제품을 사기엔 심리적 허들이 높다
그래서 뷰티 브랜드 대부분은 온라인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30%에 머문다. Ulta도 마찬가지였다. 오프라인 매장이 매출의 핵심이었고, 이커머스는 보조 채널에 가까웠다.
여기서 AI가 등장한다.
해법: Ulta가 선택한 AI 개인화 3가지 축
1. 고객별 제품 추천 — “비슷한 고객”이 아니라 “이 고객”
전통적인 추천 시스템은 “이 제품을 산 사람은 이것도 샀습니다” 방식이다. Ulta는 여기서 한 단계 더 갔다. 개별 고객의 구매 이력, 브라우징 패턴, 피부 타입 데이터를 결합해 “이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제품”을 추천한다.
핵심은 로열티 프로그램 데이터다. Ulta의 Ultamate Rewards 프로그램에는 4,4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이 데이터가 AI 추천 엔진의 연료가 된다. 데이터 양이 아니라 데이터의 깊이가 차이를 만든 셈이다. AI 고객 세분화의 출발점도 결국 이런 고객 데이터의 축적이다.
2. 검색 경험 재설계 — 의도를 읽는 검색
뷰티 제품 검색은 특이하다. “건성 피부 파운데이션”이라고 치는 사람과 “MAC 스튜디오 픽스”라고 치는 사람의 구매 의도는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탐색 단계, 후자는 구매 직전 단계다.
Ulta의 AI 검색은 이 의도 차이를 구분한다. 탐색 단계 고객에게는 비교 콘텐츠와 리뷰를 먼저 보여주고, 구매 직전 고객에게는 재고 상태와 프로모션을 앞세운다. 같은 카테고리 페이지라도 고객마다 보이는 화면이 다르다.
3. 이탈 방지 — 장바구니에 담고 떠나는 순간을 잡는다
뷰티 이커머스의 장바구니 이탈률은 업계 평균보다 높다. 가격 비교가 쉽고, “매장에서 직접 보고 사야지”라는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Ulta는 AI로 이탈 징후를 실시간 감지하고, 개인화된 오퍼를 즉시 제시한다.
단순 할인 쿠폰이 아니다. 고객의 구매 패턴에 따라 무료 샘플 추가, 관련 미니어처 세트 제안, 매장 픽업 옵션 등을 조합한다. 이탈 방지 시나리오가 고객마다 다르게 작동하는 구조다. AI 교차 판매 전략과 결합하면 이탈 방지와 객단가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숫자가 말해주는 것
결과는 명확하다. Ulta Beauty의 이커머스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월마트도 이커머스 24% 성장을 보고했는데, 뷰티라는 고난이도 카테고리에서 이 수준의 성장을 만들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여기서 MD 관점으로 짚어야 할 게 있다. AI 개인화의 효과는 카테고리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생필품처럼 반복 구매가 명확한 카테고리에서는 추천 엔진의 효과가 제한적이다. 어차피 살 거니까. 반면 뷰티처럼 탐색 비중이 높고 개인 취향이 강한 카테고리에서는 AI 개인화가 직접적으로 전환율을 끌어올린다.
이전에 AI 에이전트의 커머스 병목에 대해 다룬 적 있다. 에이전트가 실행은 빠르게 만들었지만 결제나 물류 같은 주변 인프라가 못 따라간다는 이야기였다. Ulta 사례는 정반대다. AI를 화려한 에이전트가 아니라, 기존 커머스 퍼널의 각 단계에 정밀하게 심었다. 추천, 검색, 이탈 방지. 셋 다 이미 있던 기능이다. AI는 그 기능의 정밀도를 올린 것뿐이다.
실무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
Ulta 규모의 AI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구조는 참고할 만하다.
- 데이터부터 쌓아라. Ulta의 무기는 4,400만 회원 데이터다. AI 도구를 도입하기 전에, 지금 보유한 고객 데이터가 어떤 수준인지 점검하는 게 먼저다.
- 새로운 기능을 만들지 말고, 기존 기능의 정밀도를 올려라. 추천, 검색, 이탈 방지는 이미 모든 쇼핑몰에 있다. AI는 이걸 “모든 고객에게 같은 경험”에서 “각 고객에게 다른 경험”으로 바꿔준다.
- 카테고리 특성을 먼저 파악해라. 탐색형 카테고리(뷰티, 패션, 취미)에서 AI 개인화의 ROI가 가장 높다. 반복 구매형 카테고리(생필품, 식품)에서는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AI 개인화는 더 이상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Ulta 사례가 보여주듯, 이커머스에서 실제 매출을 움직이는 레버가 됐다. 다만 그 레버가 작동하려면 데이터와 카테고리 이해가 먼저다. 도구는 그 다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