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24 스토어의 2025년 거래액이 679억 원을 찍었다. 전년 대비 66% 성장. 누적 앱 다운로드는 26만 건을 넘겼다. 숫자만 보면 “AI 앱이 잘 팔리는구나” 정도로 넘길 수 있다. 그런데 이 숫자 뒤에 있는 흐름을 뜯어보면, 자사몰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움직여야 할 신호가 보인다.
플랫폼 수수료에 지친 셀러들이 자사몰로 간다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1번가. 플랫폼 입점은 쉽다. 대신 광고비와 수수료를 합치면 마진의 30~40%가 날아간다. 2025년 들어 이 부담은 더 커졌다. 쿠팡 로켓그로스 수수료 인상, 네이버 검색 광고 단가 상승. 셀러들이 D2C(Direct to Consumer) 자사몰로 눈을 돌리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문제는 자사몰을 “잘” 운영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다. 플랫폼에서는 검색 알고리즘이 알아서 고객을 데려다줬다. 자사몰에서는 트래픽 확보, 상품 추천, 고객 응대, 재구매 유도를 전부 직접 해야 한다. 인력이 5명 이하인 소규모 팀에게 이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였다.
AI 앱이 채우는 빈자리 — 개발자 없이도 가능한 자동화
카페24 스토어 거래액 66% 성장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AI 기반 앱들이 소규모 셀러의 운영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앱들이 쓰이는가.
- AI 상품 설명 자동 생성: 상품 사진을 올리면 특징을 분석해서 상세 페이지 텍스트를 만들어준다. 하루에 수십 개 상품을 등록하는 셀러에게 이건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도구다.
- AI 고객 응대 챗봇: 배송 문의, 교환/반품 처리 같은 반복 질문을 자동 처리한다. CS 인력 1명 분의 업무를 대체한다.
- AI 기반 상품 추천: 방문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서 구매 확률이 높은 상품을 노출한다. 객단가 상승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 AI 리뷰 분석 및 관리: 리뷰에서 부정적 키워드를 자동 감지하고, 응대 우선순위를 매겨준다.
이 앱들의 공통점은 별도 개발 인력 없이 설치만 하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월 몇 만 원이면 시작할 수 있는 앱들이 대부분이다. 679억이라는 거래액은 결국 “소규모 셀러들이 AI 도구에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실제로 매출이 오르느냐
솔직하게 말하면, AI 앱을 설치한다고 바로 매출이 2배가 되지는 않는다. AI를 맹신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건 내가 직접 겪어본 일이다. AI가 생성한 상품 설명을 검수 없이 올렸다가 고객 컴플레인을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달라지는 영역이 있다.
첫째, 운영 시간이 줄어든다. 상품 등록, CS 응대, 리뷰 관리에 쓰던 시간의 30~50%를 아낄 수 있다. 이 시간을 상품 소싱이나 마케팅에 투자하면 간접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준다.
둘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어떤 상품이 장바구니까지 갔다가 이탈하는지, 어떤 리뷰 키워드가 구매 전환에 영향을 주는지. 이전에는 감으로 판단하던 것을 숫자로 볼 수 있게 된다.
셋째, 구매 전환의 마지막 순간을 잡을 수 있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바로 그 순간에 AI가 개입하는 Transaction Moment 전략은 이미 효과가 검증된 방식이다. AI 추천 엔진이 “이 상품을 함께 구매한 고객이 많습니다”를 정확한 타이밍에 보여주면, 객단가가 올라간다.
지금 자사몰 운영자가 해야 할 3가지
카페24 스토어 데이터가 보여주는 흐름은 명확하다. AI 앱 생태계는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 실사용 단계에 진입했다. 아직 AI 도구를 쓰지 않는 자사몰 운영자라면 이 순서로 접근하는 걸 추천한다.
1. 가장 반복적인 업무부터 자동화하라. 상품 설명 작성, CS 응대 중 하나를 먼저 골라서 AI 앱을 붙여보라. 전체를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면 실패한다. 하나씩 테스트하고, 효과를 측정하고, 확대하는 게 맞다.
2. AI 생성 결과물은 반드시 검수하라. AI가 만든 상품 설명, AI가 보낸 고객 응대 메시지를 그대로 내보내면 안 된다. 특히 초기에는 톤 앤 매너가 브랜드와 맞는지, 사실 관계가 틀리지 않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3. 월 비용 대비 절감 시간을 계산하라. AI 앱에 월 5만 원을 쓴다면, 그 앱이 절약해주는 시간을 시급으로 환산해보라. 내 시간의 시급이 3만 원이고, 하루 1시간을 아껴준다면 월 90만 원의 가치다. 이 계산이 맞으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 안 맞으면 과감하게 해지하면 된다.
679억이 말해주는 방향
카페24 스토어 거래액 679억 원은 단순한 플랫폼 실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커머스에서 AI가 “있으면 좋은 것”에서 “없으면 뒤처지는 것”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자사몰 운영의 핵심은 결국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고객을 더 잘 응대하는 것”이다. AI 앱은 그 갭을 메워주는 현실적인 도구다. 다만 도구는 도구일 뿐이다.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쓰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앱만 잔뜩 깔아놓고 월 구독료만 나가는 상황이 된다.
숫자를 보고 움직이되, 맹목적으로 따라가지는 말 것. 내가 AI 도구를 쓰면서 계속 되새기는 원칙이다.


